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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강세형) 생각해 보면, 언제나 나는 조금 느렸던 것 같다. 밥을 먹는 것도 느렸고, 길을 걷는 것도 느렸다. 나는 아직 반도 못 먹었는데, 이미 식사를 마친 맞은편 상대가 일어나지도 못하고 나가지도 못하고 안절부절못해하는 표정이, 내게는 참 익숙하다. 또한 누군가의 뒷모습은 내게 그의 앞모습이나 옆모습보다 익숙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보다 빨라서, 나는 뒤처져 그의 뒷모습만 보고 걷게 되니까. 감정에 있어서도 나는 참 느렸다. 나는 누군가에게든 한눈에 반해본 적이 없다. 또한 내 감정을 깨닫는 데도 한참이나 걸렸다. "너는 왜 나한테 좋아한다고 말하지 않아? 빤히 보이는 데, 나 좋아하는 거." 하지만 내가 정말 그 사람을 많이 좋아했구나, 깨달은 건 그로부터도 한 참 후였다. 좋아했구나. 과거형으로 말해야 할.. 2023. 2. 15.
통섭의 식탁_왜 '통섭의 식탁'인가 머리말 세상에서 가장 풍성한 만찬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왜 '통섭의 식탁'인가 통섭의 식탁? 왜 통섭인가? 기획 독서가 당신을 통섭형 인재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내가 통섭의 개념을 우리 사회에 소개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통섭형 인재가 된 것은 결코 아니다. 아직 스스로 통섭형 인재가 되었노라 자부할 수는 없지만 돌이켜보면 나는 자의 반 타의 반 통섭형 삶을 살아왔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시인이 되겠다고 맘먹고 일찍이 문학을 가슴에 품었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문과와 이과의 장벽을 사이에 두고 엉뚱하게 이과로 배정되어 분단의 아픔을 안고 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분단의 아픔이 훗날 나로 하여금 과학자로 살면서도 끊임없이 인문학을 기웃거릴 수 있는 자유분방함을 선사할 줄은 미처 몰랐다. 이 책에는 그런 .. 2023. 2. 9.
통섭의 식탁_취미 독서와 기획 독서 머리말 세상에서 가장 풍성한 만찬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취미 독서와 기획 독서 나는 책벌冊閥이다. 벌閥이란 본래 대문의 왼쪽 기둥을 일컫는 말이었지만, 족벌族閥, 파벌派閥, 학벌學閥, 재벌財閥 등의 단어에서 보듯이 주로 출신, 이해, 인연 따위로 함께 뭉치는 집단이나 세력을 뜻한다. 그래서인지 우리 사회에서 '벌'은 영 호감이 가지 않는 말로 전략해 버렸다. 학파學派는 전혀 어감이 나쁘지 않은데 학벌은 더러운 말이 되어버렸다. 이처럼 호의적이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도 나는 스스로 책벌이라고 고백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 책 읽기를 즐기며, 책 쓰기를 게을리하지 아니하고, 책 모으기에 열심인 사람이 비난받을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도 없을 것 같아 당당히 고백한다. 책벌이라는 소문이 나자 온갖 신분과 잡지에서 서.. 2023. 2. 8.
사장이 전부다_쓰러질지언정 물러서지 않는다 저자의 말 당신이 서른 살 때 자녀가 태어났다고 가정해 보자. 그 아이가 세 살이 되면 당신은 몇 살이 되는가? 물론 실제 나이는 서른세 살이겠지만 아이의 '부모'로서는 세 살에 불과하다. 부모로서는 아직 미숙한 나이다. 과장은 과장이 되면, 부장은 부장이 되면, 사장은 사장이 되면, 그러면 그때 막 0세가 되는 것이다. 사장이 된 지 3년이 되었다면 아직 세 살짜리 어린아이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직원, 거래처, 은행 등 누구 하나 너그럽게 봐지지 않는다. 지금 당장 사장의 책임을 다하고 성과를 내길 기대한다. 왜냐하면 사장이 경영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면 회사가 망하고 직원이 길거리에 나앉게 되기 때문이다. 회사의 존속과 흥망은 90퍼센트 이상이 사장에 의해 결정된다.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아직 .. 2023.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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