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시작하며
그 뒤로 나는 세상살이가 너무 어려운 것으로 보일 때마다 짤막한 이야기를 짓곤 했다. 내가 겪는 문제의 요소들을 무대에 등장시켜 이야기를 짓고 나면 이내 마음이 평온해졌다.
초등학교 시절에 다른 아이들은 나에게 이야기를 지어 달라고 부탁하기가 일쑤였다. 그러면 나는 대게 이런 식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는 아무 생각 없이 문을 열었다가 너무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어....>
[황혼의 발란]은 어떤 양로원을 방문하고 난 뒤에 쓴 작품이다.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닫힌 세계(감옥, 정신병원, 도살장 등)가 내 작품에서는 종종 우리 현대 사회의 실상을 보여 주는 무대로 활용되었다.
[말 없는 친구]는 제라르 암잘라그 교수와 토론을 벌인 뒤에 써졌다. 그는 생명에 관한 세계적인 연구의 최선두에 서 있는 생물학자이다. [말 없는 친구]에 언급된 과학적인 발견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분명한 사실이다.
[그을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자]의 몇몇 요수는 내가 쓴 한 희곡 작품의 소재이기도 하다. 현재 초고 상태에 있는 그 희곡의 제목은 <인간은 우리의 친구>이다. 내가 보기에 우리 인간과 다른 존재들의 시선을 빌려 인간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언제나 유익하고 흥미로운 일이다. 그것은 인간에 대한 성찰이나 반성의 마르지 않는 원천이다. 나는 앞서 발표한 작품들 속에서 이미 <인류에 대한 외래적 시선>의 기법을 사용한 바 있다. 소설 [개미]에서 주인공 103호가 텔레지번 뉴스를 보면서 인간의 행동을 해석하려고 하는 장면, 혹은 [천사들의 제국]에서 미카엘 팽송이 천국으로부터 인간을 관찰하면서 그들이 <행복은 건설하는 대신 그저 불행을 줄이려고 애쓰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안타까워하는 대목 등이 바로 그러한 예이다.
개미와 천사는 인간에 관한 상호보완적인 두 관점이다. 하나가 지극히 <낮은> 곳으로부터 인간을 관찰하는 것이라면, 다른 하나는 지극히 <높은> 곳으로부터 인간을 관찰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인간에 대한 지극히 <다른> 관점들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이 책의 프랑스 어판 제목이기도 한 [가능성의 나무]는 컴퓨터와 체스를 두면서 다음 수를 모두 내다볼 수 있다면, 컴퓨터에 우리 인간의 모든 지식과 미래애 대한 모든 가정을 입렵해서 인간 사회가 나아갈 길을 단기적으로, 중기적으로, 장기적으로 제시하게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
[어린 신들의 학교]는 [천사들의 제국]의 후속 편이 될 다음 소설의 작은 실마리에 해당한다. 이 작품은 우리는 이끄는 신들의 일상생활과 교육이라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여기에 실린 이야기들은 어지 보면 내 장편소설들의 생성 과정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 이야기들은 저마다 하나의 가장을 극단까지 몰고 갔을 때의 결과를 보여 주고 있다. 만일 별똥별 하나가 파리 뤽상부르 공원 한복판에 떨어진다면, 만일 인간이 투명한 살갗을 갖게 된다면 하는 식으로 말이다.
나는 독자들 곁에 앉아 그런 이야기를 가만가만 들려주고 싶은 기분으로 여기 이 글들을 썼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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