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인스타그램, 더 버는 매력을 만드는 도구
"우리 제품이 제일 좋은데 왜 안 팔릴까요?"
제가 마케팅 강의를 하 ㄹ때 가장 많이 듣는 말입니다.
"제가 저 사람보다 말을 잘했는데 왜 면접에서 떨어졌을까요?"
이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과연 안 팔리고, 불합격한 이유는 뭘까여? 저의 대답은 간단합니다.
"상대가 보기에 매력적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 취미는 MTB 자전가 타기인데, 어느 날 자전거용 신발을 새로 사야 했습니다. 저는 과연 무엇을 보고 새 신발을 선택했을까요? 제가 고른 신발은 기능적으로 가장 좋은 제품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가장 끌렸던, 매력적으로 보이는 신발을 골랐죠. 참고로 아디다스의 '파이브 텐'이란 신발인데, 인솔이나 아웃솔이 어떤 소재인지, 어떤 기능이 있는지는 그리 따지지 않았습니다.(물론 기능적으로 부족함은 없습니다). 그저 아디다스 신발이라는 점, 검색해 보니 저처럼 MTB 자전거를 즐기는 이들이 많이 선택했다는 점, 호의적인 후기에 이끌려 결정했던 겁니다.
사소한 이야기 같지만, 많은 판매자의 착각이 일어나는 지점입니다. '소비자는 기능이 좋은 제품을 선택한다'는 착각이죠, 물론 기능이 중요하고, 기능을 최우선시하는 소비자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 경쟁자들의 제품도 다 기능이 좋습니다. 소비자가 궁극적으로 끌리는 건 제품의 기능이 아닙니다. '매력'에 끌릴 뿐입니다.
남에게 어떻게 보이든 상관없이 기능만 중요하다면, 대에 따라 굳이 옷을 차려입을 필요가 없습니다. 출근할 때도 집에서 입는 옷이나 잠옷 차림 그대로 회사에 가면 됩니다. 기능적으로 가장 편하고 좋으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잠옷을 입고 출근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늘 신경 쓰기 때문이죠, 물론 아닌 사람들도 있겠지만 평범한 경우는 아니겠죠. 우린 이런 사람들을 '자유로운 영혼' 혹은 '회장님 아들딸'이라 부릅니다.
가수에게 가창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가창력이 좋을수록 돈을 더 많이 벌까여? 가요 프로그램 순위가 옥타브 높이와 비례할까요? 물론 관계는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가창력에 더해 외모, 안무 실력, 무대 매너 등의 다양한 요소가 합쳐져 매력을 가장 잘 발산하는 가수가 큰돈을 벌고 높은 순위에 오릅니다. 배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연기를 가장 잘하는 배우라고 가장 높은 몸값을 받는 건 아니죠.
홍성태 교수님의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에 비슷한 사례가 나옵니다. 교수님이 조카에게 꽤나 준수한 사람과 소개팅을 시켜줬는데 결국 이어지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돌아온 답이 무엇이었을까요?
"조건은 좋은데 끌리지가 않아요."
한마디로 매력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여러분도 물건을 사거나 사귀자는 고백을 받았을 때, 처지는 건 없는데 뭔가 선뜻 마음이 서지 않는 경우가 있었을 겁니다. 유명한 영화 제목에 빗대면 '당신은 그에게 반하지 않았다'가 되겠고, 제 대답으로는 매력이 없어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매력이 생길까요?
인간이 필요로 하는 아이템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 개인의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템
-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템
- 인간의 욕망을 채우는 아이템
'개인의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템'은 우리가 쉽게 생각할 수 있고, 주변에 많이 보이는 아이템입니다. 기존 금융 앱과 달리 하나의 앱에서 비밀번호만으로 대부분의 금융 업무가 가능한 토스, 여성을 가사 노동에서 해방시킨 세탁기, 온갖 '고통'에서 인간을 구한 진통제, 단란한 식사 후 꼭 생기는 부부싸움을 없애준 식기세척기 등입니다.(실제로 제 친구 부부도 식기세척기 덕분에 다툼이 줄었다고 합니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템'은 무엇일까요? 30만 원대 보청기가 좋은 예입니다. 그간 보청기 가격은 아무리 싸도 100만 원, 비싸면 700만 원까지 했습니다. 반면 보청기 구매보조금은 30만 원에 불과했죠. 이 보조금도 청각장애 등록이 된 경우에만 받을 수 있었습니다. 보조금을 받아 가장 싼 보청기를 사도 꽤나 부담이 됩니다. 경제적 취약층의 경우 구매를 망설이게 되는데, 청각에 문제가 있으면 일할 때 불리하니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악순환이 생기죠.
그래서 딜라이트라는 회사가 30만 원대 보청기를 개발합니다. 그러자 기존 업체도 저가형 제품을 뒤따라 내놓기 시작했고, 구매 보조금을 거꾸로 131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수익도 내면서 사회적 문제도 해결한 좋은 사례입니다.(참고로 딜라이트는 모 제약회사가 인수해 대원메디테크라는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이유사회적협동조합의 교통 서비스도 이러한 목적에 부합합니다. 교통 약자의 이동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위차와 경로를 계산해 가장 가까운 차량과 이용자를 매칭하는 소비스를 제공합니다. 대기 시간과 고차율을 줄이고 교통 약자 이동권까지 보장하는 멋진 서비스입니다.
참고로 대원메디테크나 이유사회적협동조합은 자선 및 구호단체와는 운영 목적이 다릅니다. 자선 및 구호단체는 비영리단체죠. 반면 이 두 회사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되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입니다.
마지막으로 '인간의 욕망을 채우는 아이템'입니다. 이른바 명품, 사치품, 럭셔리라는 말이 붙는 제품입니다. 빈티지 주료나 오토매틱 시계, 고급 세단이나 스포츠카, 루왁 커피 등입니다. 초당 13리터의 공기를 내뿜는다는 100만 원 이상의 무선 진공청소기나 "가전도 작품이 된다"는 슬로건으로 1억 원을 호가하는 대형 텔레비전도 욕망을 채우는 아이템입니다.
사실 고급 세단이나 스포츠카라서 운전이 더 쉽다거나(오히러 스포츠카가 운전하기 더 불편하고, 고급 세단이라면 주인은 운전석이 아닌 둿좌석에 앉아 있겠죠), 빈티지 와인을 마신다고 다음 날 숙취가 전혀 없진 않습니다.
"그동안 운전하기 힘드셨죠?"
"다음 날 숙취 때문에 고민이시죠?"
"핸드백 수납공간이 좁아 불편하셨죠?"
고급 자동차나 주료, 명품 가방 광고에서 이런 식의 카피를 볼 일은 없죠. 이런 제품에선 기능과 품질은 선택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단지 얼마나 매력적인 존재로 보이냐가 중요할 뿐입니다.
오늘날 제품과 서비스 혹은 자신의 매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도구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인스타그램입니다. 가장 많은 세대에서 많이 사용되는 소셜 미디어 중 하나이기 때문이죠. 지금도 인스타그램에선 수많은 인ㅇ플루언서가 자신의 '매력'을 뽐냅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인플루언서 혹은 인스타그래머가 되길 원하죠. '팔리는 매력'에 대해 고민하면서 제가 인스타그램에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 하나, 인스타그램의 심리에 주목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많은 판매자들이 자주 착각하지만, 사람의 의사결정이 항상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이진 않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선택이 감성의 영역에서 이뤄지죠. 실제로 인간의 합리적 존배라 생각하면 이해하지 못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특히 소비의 세계에서는 더합니다. 쓰기도 불편하고 디자인도 그리 좋지 않은 주제에 가격에 '0'이 하나 더 붙은 제품에 열성 마니아가 생긴다거나, 환경오염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심각한 얼굴로 보면서 일회용 플라스틱 그룻에 담긴 인스턴트 음식을 데워 먹는 사람들이 결코 합리적이라고 하긴 어려울 겁니다.
뇌과학자들이 말하길, 사람의 의사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은 뇌의 변연계라고 합니다. 그런데 변연계에선 수많은 결정이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인간의 무의식을 자극하는 요소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디자인과 스토리입니다.
소비자에게 선택받으려면 당연히 디자인이 예뻐야 합니다. 여기서의 디자인은 제품만이 아니라 홈페이지, 상세 페이지, 인스타그램 이미지, 명함 및 간판 등 소비자가 고매 경험 단계에서 보는 모든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예쁨에만 목숨 걸다가 '예쁜 쓰레기'가 되면 안 되겠지만, 예쁘지 않으면 눈길조차 받지 못합니다.
스토리의 경우 '이 제품을 사면 최소한 다른 사람에게 뒤처지진 않겠지'처럼 구매를 통해 자신이 좋은 모습으로 인식될 거라는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해야 합니다. 이익보다 손해를 크게 느끼는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것으로, 공포 및 위협 마케팅이 '먹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손실회피성향'으로 설명하죠. 마케팅과 브랜딩에서는 이처럼 이성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다분히 '심리적인' 의사결정이 많이 개입됩니다. 인스타그램에서도 당연히 그렇고요. 이 책에서 인스타그램의 '심리'를 다루는 이유입니다.
"인스타그램으로 더 큰 수익을 내거나, 팔로어를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인스타그램을 하다 보면 항상 궁금한 점입니다. 잘 나가는 계정을 따라 해보기도 하고, 매일매일 꾸준히 사진을 올려도 좀체 팔로어가 늘지 않고 '좋아요' 알림도 뜨지 않는 시기가 분명 찾아옵니다. 이 책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이기도 합니다.
1부 "매출을 올리는 은스타그램 심리학"에서는 인스타그램에 숨은 심리적 요소를 찾아냅니다. 이를 통해 인플루언서와 아닌 사람의 차이는 무엇인지, 그 차이를 좁힐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알아봅니다. 같은 주제의 콘텐츠라도 내가 원하는 이들에게 더 자주, 많이 가닿을 수 있는 방법을 얻으리라 봅니다.
2부 "더 버는 인플루언서의 10가지 법칙"에서는 실제 인플루언서를 인터뷰해 인스타그램 브랜딩 방법과 팁을 알아보고 그들이 더 버는 법칙을 공개합니다. 주제, 지역, 성별, 나이가 모두 다른 인플루언서들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법칙이라면 '더 버는 방법'에 대한 완벽한 정답은 아니더라도 모범 답안에는 가까우리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이 책을 집어 든 동기는 모두 다를지 모릅니다. 인스타그램을 처음 시작해서, 팔로어가 늘지 않아서, 회사 인스타그램을 관리해야 해서, 사이드 잡을 갖고 싶어서... 동기는 다르지만 사실 목적은 같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하나의 '브랜드'가 되고 싶다는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이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 혹은 여러분 자체가 인스타그램에서 쉽고도 빠르게 빛날 수 있는 방법을 만날 차례입니다.
인스타그램의 세계에 '한 발짝' 더 들어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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