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서 소개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 - 프롤로그

반응형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 - 프롤로그

프롤로그


적을 만들지 않는 사람은
대화법이 다르다



20여 년 전, 나는 하와이 대학의 레이 오시로 박사에게서 까다로운 사람들을 다루는 방법에 대한 워크숍을 진행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때부터 이미 불평 많은 고객이나 비협조적인 동료를 대하는 방법을 훈련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업들이 점점 늘어나는 분위기였다.
워크숍 프로그램을 짜면서 나는 새삼스럽게 이것이 아주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학교에서는 역사나 수학, 과학을 가르칠 뿐 갈등 해결 방법은 알려주지 않는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같은 방식으로 보복하거나 말없이 상처를 감수하거나 할 뿐이다. 물론 둘 다 도움이 되지 않는 대응책이다.
내 목표는 사람들이 흔히 일상적으로 만나게 되는 문제들을 즉시 해결하도록 하는 데 있었다. 이론 따위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내 잘못이 아닌 일로 누군가 내게 고함을 질러대는 상황에서 진부한 이론들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첫 번째 세미나를 한 시간 정도 진행했을 때 나는 내 방식이 옳다는 것을 확인했다. 휴식 시간인데도 한 참가자가 자기 자리를 떠나지 않고 계속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내가 다가가 무슨 생각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전 부동산 중개인입니다. 아주 까다롭고 거만한 고객을 많이 만나게 되죠, 그들은 저를 아무렇게나 대해도 되는 상대로 여기는 것 같아요. 전 무언가 재치 있는 말로 대응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 이 워크숍에 참여했지요. 워크숍의 목적이 여기에 있지 않나요?"라고 되물었다.
나는 지체 없이 대답했다. "바로 그렇답니다. 까다로운 사람 앞에서는 물러서는 것도, 화내는 것도, 싸우는 것도 소용이 없지요."
그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전 무술에 관심이 많습니다. 가라테와 유도, 합기도 등을 배웠지요, 당신이 제시하는 건 말로 하는 쿵하라고 여겨지는군요." 나는 "맞습니다. 그러니깐 '텅후'라고나 할까요!" 라고 맞장구를 쳤다. 그리고 우리는 마주 보며 큰 소리로 웃었다. 나에게는 완벽한 명칭을 찾아낸 유레카의 순간이기도 했다.
그날 이후 나는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백 회의 워크숍을 진행했다. 워크숍 참가자들은 이 주제에 대해 책을 써달라고 했다. 집에서도 책을 반복해 읽고 가족이나 친구, 동료와 의견을 교환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희생양은 스스로 선택한 결과에 불과하다. _ 무명 씨

중국 무술인 쿵후의 목적은 상대의 신체적 공격을 막아내고 받아치는 것이다. 이에 비해 텅후는 정신적 무술로서 심리적 공격을 막아내고 받아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언어적 형태의 자기 방어라고 할 수 있다. 혀를 섣불리 움직이지도, 묶어버리지도 않는 방법이라고 할까.
텅후의 목표는 타인의 언어적인 공격에 모욕을 당하지 않고 자신 있게 행동하는 것이다. 누군가 공격을 해왔다 해도 마음과 입을 잘 다스려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정신적인 충격을 받는 일도, 무력감에 빠지는 일도 없을 것이다.
물론 텅후는 그저 불공정하거나 불친절한 행동을 막아내고 받아넘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는 직장 안팎에서 모든 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 더 나아가 삶의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어떻게 갈등을 예방하고 협력을 이끌어내며 무례한 상대에게까지도 친절하게 대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자 하는 것이다. 요컨대 적을 만들지 않고 사람을 얻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세상에 까다로운 사람을 상대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는 살면서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때문에 까다로운 상대를 요령 있게 무장 해제시켜 공적이거나 사적인 인간관계를 좀 더 원만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을 위해서 말이다.
이 책에는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다양한 방법이 제시될 것이다. 스스로 상처받지도, 남에게 상처를 주지도 않고 굳건히 자기의 두 다리로 서는 방법 또한 알게 될 것이다.
작고하신 우리 아버지는 늘 "제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실행하지 않는다면 쓰레기에 불과하다"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이 책에 소개될 텅후 기법 또한 독자 여러분이 실제 사용할 때 가치를 발휘할 것이다.
기법은 반복해서 적용해야 숙달되는 법이다. 기억보다는 연필이 낫다고 하니 이 책을 읽을 때는 펜을 준비해 보라(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아니라면 말이다). 중요한 부분에는 줄을 그어라. 여백에 자기 생각을 메모해도 좋다.
현재의 자기 상황에 딱 들어맞는 말이 나왔다면 메모지에 적어 거울이나 냉장고에 붙여두라.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니 눈에서 가깝게 놓아두라. 행동 계획을 자주 보게 되면 저절로 마음속에 새겨지는 법이다. 시각적 자극이 반복되면 필요한 순간에 배웠던 대로 행동할 수 있다.


남들의 실수에서 배워야 한다. 그 실수를 다 직접 겪어보기에는 인생이 짧다. _그로우초 막스

"현자의 지혜와 노인의 경험은 인용을 통해 영원을 얻는다"라고 벤저민 디즈레일리는 말했다. 그렇다. 디즈레일리의 말은 맞다. 독자 여러분들이 이 책 곳곳에 나오는 인용문들, 시간을 초월하는 보석 같은 지혜를 자신의 일상에 응용했으면 한다. 가능한 한 출처를 찾아 명시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고 무명 시로 처리한 경우도 적지 않다. 무명 씨로 처리된 인용의 출처를 찾아 명시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고 무명 씨로 처리한 경우도 적지 않다. 무명 씨로 처리된 인용의 출처를 안다면 내게 알려주기 바란다. 이 책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크나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에는 개념에 대한 정의도 많다. 익숙한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 확인하다 보면 새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책을 쓰면서 단어의 더 깊은 의미를 이해하고 기뻐하는 일이 많았는데, 독자 여러분도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면 좋겠다.
이 기회를 빌려 모든 워크숍 참가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이 책에 소개된 많은 사례는 바로 그 참가자들에게서 나왔다. 의사는 건강으로 가는 지름길이고, 코치는 기량을 향상하기 위한 지름길이며, 교사는 지식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말이 있다.
텅후 워크숍 참가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독자 여러분이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도 배울 수 있도록 기꺼이 동참해 주었다. 그 간접 경험이 여러분에게 유용한 지름길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자와할랄 네루는 '이상을 저버리지 않고 용감하게 행동하는 것, 이는 아무도 빼앗아가지지 못하는 우리의 유일한 힘'이라고 하였다. 여기서 이상은 '뛰어남의 기준, 궁극적인 목표, 추구하는 바'등으로 정의된다.
어쩌면 텅후가 너무 이상적인 얘기라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사실 그런 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중요한 건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수천 명에 이르는 텅후 워크숍 참가자들이 그 증거이다. 무례한 상대 앞에서 품위를 잃지 않고 당당하게 행동할 수 있다면 당신은 훨씬 더 의미 있고 보람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다. 당신의 일상에서 이러한 이상을 실현시켜라. 직장에서, 가정에서, 공동체에서 맺는 모든 관계가 한층 발전할 것이다.

반응형
kakaoTalk naver facebook twitter kakaostory band

댓글